여행지에서 꼭 마셔야 할 로컬 커피 BEST 10
세계 곳곳에는 그 나라의 기후, 역사, 재배 품종, 장비와 생활 방식이 오롯이 녹아든 ‘로컬 커피’가 존재합니다. 이번 리스트는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사실을 재검증해 구성했으며, 단순한 맛 소개를 넘어 각 나라에서 어디서, 어떻게 주문하면 현지답게 즐길 수 있는지까지 담았습니다. 여행 일정이 짧더라도 하루 한 잔의 로컬 커피는 그 지역의 리듬을 가장 빠르게 배우는 방법입니다.
1. 터키 – 터키쉬 커피
전통 시장이나 카라키외이, 베요글루 골목의 작은 카페들이 특히 유명하며, 동네마다 로스팅 강도와 향신료 유무가 달라 맛 비교의 재미가 있습니다. 기념품으로 제즈베와 작은 커피 잔 세트를 구매하면 집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재현하기 쉽습니다. 고운 분쇄 원두를 ‘제즈베’(작은 손잡이 냄비)에 넣고 설탕 유무를 미리 정해 끓여내는 진한 커피. 잔 바닥에 미세한 가루가 가라앉는 것이 특징이며, 마신 뒤 컵 바닥의 무늬로 점을 보는 풍습도 전해집니다.
이스탄불의 전통 카페에서는 설탕 양을 ‘사데(무가당)·오르타(보통)·셰케르리(달게)’로 구분해 주문하면 편합니다. 터키 커피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생활 전반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2. 이탈리아 – 에스프레소
도시에 따라 잔 크기와 추출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로마는 다소 진하고 짧게, 토리노나 밀라노는 밝은 로스트를 선호하는 카페가 많습니다. 점심 이후 카푸치노를 거의 주문하지 않는 관습도 기억해 두면 ‘관광객 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압력’으로 순간 추출하는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전 세계 카페 문화를 바꿔 놓았습니다. 현지에서는 바(Bar) 카운터에 서서 빠르게 마시는 ‘알 반코’ 문화가 일반적이며, 커피를 통칭해 ‘카페’라고 부릅니다.
아침엔 짧고 뜨겁게 한 잔, 점심 이후에는 설탕만 살짝 넣어 깔끔하게 즐기며, 테이블에 앉아 서비스받을 때는 가격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베트남 – 카페 쓰어다(카페 쓰어 다)
달콤함이 부담스럽다면 연유 양을 줄여 달라고 요청하거나 블랙 아이스커피 ‘까페 다’를 주문해 보세요. 바게트 샌드위치 ‘반미’와의 조합은 이동 중 간편하고도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달콤한 연유와 깊게 볶은 커피를 베트남 드립 필터(핀)로 추출해 얼음에 부어 마시는 국민 음료. 하노이에서는 ‘나우 다’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진하고 고소한 로부스타 풍미와 연유의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길거리 카페의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현지인들과 함께 마시면 도시의 리듬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4. 그리스 – 프라페
현지 해변가에서는 빨대와 긴 스푼이 함께 제공되고, 얼음 녹는 속도에 맞춰 거품이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거품이 풍성한 만큼 맛의 농도는 인스턴트커피의 선택에 좌우되니 브랜드별 차이도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인스턴트커피를 물·설탕·우유와 함께 세게 흔들어 만든 거품 많은 아이스커피. 1957년 테살로니키 박람회장에서 탄생한 이후 여름날 해변 카페의 상징이 됐습니다. 설탕과 우유 양에 따라 ‘스키토(무가당)·메트리오(보통 단맛)·글리코(달게)’처럼 취향을 고르면 현지식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5. 멕시코 – 카페 데 올라
대부분 따뜻하게 마시지만, 더운 낮에는 식혀서도 즐깁니다. 전통 도기 그릇의 미세한 기공이 향을 머금어 은은한 흙내와 계피 향이 길게 이어지는 점도 매력입니다. 당도가 높게 느껴지면 식사 후 디저트처럼 소량을 권합니다. 전통 토기 냄비(올라)에 커피·계피·필론실로(비정제 설탕)를 함께 끓여 만드는 따뜻한 향신 커피. 농번기에 체력 보충을 위해 즐기던 음료로 알려져 있으며, 지역에 따라 정향·아니스·오렌지 껍질을 더하기도 합니다. 시장 포소레, 타말레 같은 가정식과 함께하면 향신료의 따스한 향이 식사를 은은하게 마무리해 줍니다.
6. 에티오피아 – 커피 세레모니(부나)
마지막 잔 ‘바라카’는 축복의 의미를 담아 가장 연하게 내어 주는데, 향은 가볍지만 담백한 곡물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동네마다 로스팅 정도와 끓이는 시간, 잔의 크기와 향신료 사용이 달라 ‘동네 맛’이 분명합니다. 커피의 발상지 에티오피아에서는 생두를 손님 앞에서 직접 씻고 볶아 향을 나누는 세리머니가 이어집니다. 절구로 빻은 가루를 ‘제베나’라 부르는 토기 주전자에 넣고 여러 번 끓여 세 차례(아볼·토나·바라카)로 대접하며, 바닥에 신선한 풀과 꽃잎을 깔고 향초를 피워 분위기를 돋웁니다. 커피가 공동체를 잇는 매개임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7. 일본 – 캔 커피 & 자판기 문화
브랜드와 라인업이 계절마다 바뀌며, 가을·겨울에는 따뜻한 캔을, 여름에는 아이스 캔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열차 환승 사이 짧은 대기 시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하는 커피’로 사랑받습니다. 일본은 1969년 상용화된 캔 커피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커피’를 현실로 만든 나라입니다. 지금도 거리 곳곳의 자판기에서 계절에 맞춰 따뜻하거나 차갑게 즐길 수 있고, 편의점·슈퍼에서도 수십 종의 RTD 제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철도 여행 중 플랫폼에서 집어 드는 한 캔은 일본 여행의 작은 의식처럼 느껴집니다.
8. 모로코 – 누스누스(نص نص)
달콤함을 원한다면 설탕을 미리 넣어 달라고 하면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부드럽게 어우러집니다. 민트차를 먼저 마시고 누스누스를 이어 마시면 향의 대비가 선명해져 입안이 개운합니다. 라바트·카사블랑카 등지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스누스’는 이름처럼 에스프레소와 데운 우유를 1:1로 섞은 반반 커피입니다. 작은 유리컵에 제공되어 우유의 질감과 에스프레소의 쌉싸름함이 균형을 이루며, 메뉴판에 표기되어 있지 않아도 현지인들이 자주 주문합니다. 모로코 특유의 민트차 문화와 나란히 일상에서 사랑받는 커피 스타일로, 가벼운 간식과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9. 핀란드 – 카하비(일상 커피)
워킹데이에는 사무실과 집, 카페를 오가며 여러 번 소량으로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입니다. 로스트가 밝아 산미가 도드라질 수 있어, 설탕이나 우유를 약간 곁들이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핀란드는 1인당 연간 약 12kg에 달하는 높은 커피 소비량으로 유명합니다. 여유로운 ‘코피타우코’(커피 브레이크) 문화, 사우나 후 마시는 연한 라이트 로스트 필터 커피가 널리 자리 잡았습니다. 빵 ‘풀라’와 함께하는 한 잔은 북유럽의 차분한 일상을 체험하기에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10. 쿠바 – 카페시토(카페 쿠바노)
설탕과 첫 추출 방울을 젓는 속도와 방식에 따라 ‘에스푸미타’의 질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식당에서는 디저트 직후 잔을 나눠 마시며, 간단한 페이스트리와 함께 ‘소브레메사’(식후 담소)의 시간을 갖습니다. 모카포트로 진하게 추출한 첫 몇 방울의 커피와 설탕을 거품처럼 젓어 만든 ‘에스푸미타’를 베이스로 한 달콤한 에스프레소. 작은 데미타스 잔에 나눠 마시며, 이웃과의 짧은 대화를 함께 나누는 사회적 음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바나의 바(Bar)에서 즉석으로 섞어 내는 카페시토 한 잔은 쿠바 여행의 리듬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합니다.
여행자를 위한 빠른 주문 팁
- 설탕 유무를 먼저: 터키·그리스처럼 추출 전 설탕을 정하는 문화권이 있습니다.
- 현지 용어 한마디: 이탈리아 ‘알 반코’, 베트남 ‘나우 다’, 그리스 ‘스키토/메트리오/글리코’, 모로코 ‘누스누스’.
- 음료 크기와 잔: 에스프레소는 짧고 작게, 프라페·캔커피는 이동 중 가볍게, 카하비는 가벼운 필터로 넉넉하게.
- 페어링: 멕시코 전통 가정식, 핀란드 풀라, 쿠바의 달콤한 디저트와 조합하면 지역성이 살아납니다.
각 나라의 소도시, 재래시장, 기차역 주변 작은 카페에서 마주치는 변주들은 더 생생합니다. 주문 전에 로컬의 방식과 어휘를 한 마디라도 따라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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